[초중등교사중국연수]중국을 다시 보게 만든 중국현지 중국어 집중 연수
본문
중국을 다시 보게 만든 중국현지 중국어 집중 연수
창원 구암 중학교 교사 송경숙
Ⅰ. 중국현지 중국어 집중연수를 가면서
배낭여행으로 유럽, 동남아 등을 가면서도 중국은 왠지 가기가 꺼려지는 여행지였다. 패키지로 몇 번 다녀온 중국은 화장실, 숙소와 식사 등 깔끔하지 않았고 영어가 거의 통하지 않고 중국어는 전혀 모르고 하여 가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갈 수 없었다.
작년 가을에 우연히 보게 된 중국어 수업에 관한 공문은 중국 여행을 가야하는데 중국어를 몰라 망설이는 나에게 좋은 기회가 되어주었다. 더군다나 중국현지 중국어 집중 연수도 보내준다니 이 아니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러나 중국어 공부는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려웠다. 성조도 잘 구별하여 발음하기 어려웠고 같은 한자를 두고 우리와 읽는 것이 다르니 헷갈리기도 하고 1주일에 3시간 수업하는 것이 공부의 전부였으니 앞 시간에 배운 것은 다음 시간에 다 잊어버리고...
이번 여름 방학 때 중국현지 연수를 가게 되면서 정말 할 수 있을까? 의심하면서 그래도 지금까지 해 왔으니 한 번 가보는 거지 반신반의하면서 참가하였다. 3주간의 중국현지 중국어 집중 연수는 중국어 공부에 대한 열의와 내가 가지고 있던 중국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중국의 하나의 성인 산동 성 밖에 보지 않았지만 중국 전체가 이렇게 바뀌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7.80년대와 같은 놀라운 발전을 하고 있었다. 자상하게 가르쳐주시는 중국어 현지 선생님들 덕분에 중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한 번 더 다진 소중한 기회였다.
|
|
칭다오 공항에 도착하여 3주간 중국현지연수를 잘 마치기를 염원하면서... | 산동대학에 도착하여 레벨 테스트를 받고 점심을 먹으러 학생식당으로 가면서 한 컷.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와 기대가 함께 교차하고 있다. |
Ⅱ.중국어 집중 연수
산동 대학 도착 다음 날부터 중국어 집중 연수가 시작되었다. 첫날 오전은 반 편성을 위한 간단한 테스트를 보았다. 지문을 읽고 거기에 대한 질문을 하였는데 모르는 한자가 더 많았고 무엇을 묻는지는 알겠으나 중국어는 떠오르지 않아 대답을 제대로 못하고 나온 테스트였는데 B반에 편성되었다. 수업 시간 내내 수업을 따라 가기는 어려웠지만 중국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와 열심히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얻은 소중한 시간이었다.
오전에는 주로 단어 공부와 교재 본문의 독해에 집중하는 수업이었다면 오후는 작문과 회화에 집중되었다. 처음 보는 단어가 많았지만 계속 반복해서 말하고 문장 속에 포함된 다양한 예들을 배우면서 한 단어에 대해 깊이 있게 배울 수 있었다. 오후의 작문과 회화 시간에는 작문을 해 보지 않아 어려웠지만 이런 과정을 거쳐야만 언어를 배울 수 있겠구나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선생님들의 열정적인 강의와 세심한 배려는 어려운 중국어 시간을 지루하지 않고 즐거운 시간이 되게 하였다. 수업을 듣는 아이들의 입장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고 어떻게 수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반성도 하게 되었다.
|
|
레벨 테스트를 기다리며 | 중국어 수업을 같이 들은 B반 선생님들과 함께 |
Ⅲ. 다양한 중국 체험
1. 프로그램 속의 중국 문화 체험
중국어 현지 연수는 다양한 중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았다. 중국경극, 중국 전통 문화인 탁본, 차, 전통의상, 중국 문인화 체험 등을 하였다. 그 중 경극은 우리에게는 없어 경극에 대해 새로운 것을 많이 알게 되었으나 강의만 들어서 조금은 아쉬웠다. 직접 장면도 보고 조금이라도 체험해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나머지 중국의 전통 문화는 우리와 비슷하여 별로 새로울 것은 없었으나 중국에서 그것을 체험해 본다는 것은 새로웠다.
산동 성 박물관과 제남의 대명 호, 표돌 천, 관후리 등을 같이 참관하였다. 산동성 박물관은 우선 그 규모에 놀라고 중국이라 느껴지지 않을 만큼의 깔끔함과 유물의 방대함에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72개의 샘을 가진 샘의 도시의 대표적인 샘답게 끊임없이 물이 솟아나는 표돌 천, 아름다운 대명 호, 전통마을 관후리 시민의 휴식 공간 천성광장 등이 700만이 산다는 대도시 한 가운데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지난시가 부러웠다. 잘 가꾸어 간다면 정말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 같았다.
우리가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중국 문화가 우리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는 체감 못하고 살았는데 이번 중국 현지 연수를 통해 우리 문화라고 생각했던 것이 중국 것이었음을 새삼 깨달았다. 창조는 모방에서 온다고 했던가? 중국 문화를 원류삼아 더 나은 것을 창조해 내어야 하는 것이 오늘 날 우리 세대의 사명인가?
| |
중국 그림 특강 | 중국전통 의상체험 |
|
|
산동성 박물관의 엄청난 유물 중 하나 병마용이 진시왕릉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네. | 산동성 박물관 참관 |
2. 자유 시간을 이용한 제남(濟南) 여행
오후 4시가 되면 수업을 마치고 자유롭게 지난 시내 구경을 할 수 있었다. 관광 안내 책자에 소개된 대명 호, 표돌 천, 천성광장은 시간이 나면 수시로 가서 보았고 대관원, 흑호 천, 완다 광장, 천불산, 영웅 산 문화시장, 홍가루의 천주교 교당, 칠리보 시장 등 여행 안내서에 나와 있지 않는 곳까지 구석구석을 둘러보았다. 어느 한 도시를 안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낀 기회였다. 2주 남짓 머물면서 그 도시를 모두 알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구석구석 제남 사람들의 삶이 녹아있는 현장에서부터 먼 옛날부터 내려오는 문화유산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에 있을 때는 이름도 모른 지난이란 도시에 이렇게 볼 것이 많다는 것이 중국을 새삼 다시 보게 하였다.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도시 구경을 한다고 해도 수박 겉핥기에 불과하였다. 다양함을 가지고 있는 중국을 모두 다 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
|
첫날 처음 도전한 제남 여행. 버스타기도 두려웠지만 무사히 구경을 하고 호텔로 돌아온 대명호에서 같이 간 선생님들과 함께. | 매일 밤 8시부터 25분 정도 하는 천성광장 분수 쇼. 화려한 조명과 함께 무더운 여름밤을 시원하게 해 주었다. |
|
|
홍가루의 천주교 성당 4시에 문을 닫아 수업시간과 겹쳐 내부 구경은 돌아오는 날 아침에 볼 수 있었다. | 대명 호에서 부용 제를 가면서 곡수 정 하천을 따라 찻집이 늘어진 풍경이 정말 좋았다. |
3. 주말을 이용하여 떠난 태산과 태항산 여행
2번의 주말의 자유 시간이 주어졌는데 첫 번째 주말은 태산을 두 번째 주말은 1박 2일로 태항산을 갔다. 호텔에서 아침을 든든히 챙겨먹고 7시 30분에 출발하였다. 태산을 향해 출발한 날은 날씨가 흐려 걱정하였는데 역시나 비가 내려 우중에 태산을 등산하게 되었다. 공자는 태산에 올라 천하가 작아 보인다. 했다는데 우리는 태산에 올라 안개와 구름 속에서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 비가 내리는 중에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태산을 찾은 것을 보고 중국에서 태산이 차지하는 위상을 다시 한 번 느꼈다. 태산이 오악 중 최고라는 것과 공자라는 프리미엄이 합쳐진 결과이겠지.
태항산맥은 우리나라 백두대간 길이만큼 된다는데 제남에서 제일 접근하기 쉬운 임주에서 팔천 협과 홍두 협을 갔다. 중국산의 규모는 벌어진 입을 못 다물게 했다. 제남 근처에 대한 사전 자료를 조사하면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이 태항산이었는데 쉽게 단체로 오게 되어 좋았고 태산에는 비가 와서 제대로 구경을 못해 아쉬웠는데 태항산은 정말 날씨까지 좋아 중국 10대 협곡의 하나라는 태항산을 제대로 구경하였다.
| |
중국 돈 5위안에 나오는 태산의 오악독존을 배경으로 | 비옷을 입고 우산을 들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태산을 올랐다. |
|
|
끝없이 이어지는 계곡을 따라 협곡 속의 폭포를 가득 품고 있는 태항산 홍두 협 입구에서 | 전동차, 배, 케이블카, 승강기 타고 구경한 태항산 팔천 협 입구에서 |
4. 공자의 고향 곡부에서
공자가 한 말을 우리가 많이 알고 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지만 나는 최근에 내가 들은 공자가 한 말은 논어 위령공 편에 나오는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勿施於人)이라는 문구이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시키지 말라는 말이다. 말 하기는 쉬우나 실천하기는 정말 어려운 말이다.
공자의 고향 곡부를 2박 3일간 체험하였다. 오후에 제남을 출발하여 곡부 호텔에서 짐을 풀고 주변 구경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공묘, 공부, 공림을 하루 종일 둘러보았다. 곡부는 공자 덕분에 존재하는 도시 같았다. 인구 100만이라는데 조용한 시골 같은 정말 우리나라 경주와 비슷한 도시였다. 공자를 빼고 생각할 수 없는 도시였다. 중국에서 공자가 아직도 이렇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공자의 사당인 공묘에는 사람들에 밀려들어가 밀려 나올 정도로 사람이 많았고 많은 부분이 복원되었다는데 전문가가 아닌 내 눈으로는 구별할 수도 없고 그 규모의 방대함에 놀라면서 관람하였다. 공자의 집이었다는 공부는 공묘 바로 옆에 있었으나 더워서 그늘만 찾다가 나온 것 같다.
호텔로 돌아가 점심을 먹고 오후에 공자의 무덤이 있는 공림으로 갔다. 여기저기 공씨 가문의 많은 무덤들을 구경하면서 공자의 무덤에 갔다. 창원에서 공자 특강을 들으면서 사진으로 본 공자 무덤은 익숙해 보였다. 대성지성 문성왕이라는 공자의 묘비도 이해가 되었고 공자 옆의 공자 아들 무덤과 그 앞의 손자 무덤도 같이 보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하는 것은 영원한 숙제이겠지.
|
|
중국의 3대 고 건축물 중 하나라는 공묘의 대성전 | 공묘에서 열심히 설명을 들으며 공자의 존재감에 대해 감탄하다. |
|
|
세계 4대 성인의 한 사람인 공자의 무덤 앞에서 | 공림을 나오면서 공자의 삶을 생각하고 우리들의 더 행복한 삶을 기원하면서 |
Ⅳ. 다시 중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내 생애 최고의 여름을 보낸 중국현지 중국어 집중연수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와 그 시간을 다시 돌아보니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아침밥이 뷔페로 잔뜩 차려진 호텔. 최고의 강사진으로 이루어진 중국어 현지 수업,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오후 시간, 맛있는 중국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저녁 시간, 가고 싶은 곳을 마음껏 여행할 수 있는 주말 등 언제 내가 또 이런 호사스런 생활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중국의 이미지를 바꾸어 놓은 이번 중국 현지 연수는 조금은 나태해지고 있던 내 삶에 활력소가 되어 주었고 중국어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하여 중국의 구석구석 여행하면서 발전하는 중국의 모습을 직접 체험해 보고 싶다는 작은 꿈을 가지게 했다. 항상 발전하는 나를 기대하면서 이런 좋은 기회를 준 동서대학교 공자아카데미에 감사의 말을 전하며 글을 마친다.
| |
수료식 후 다 같이 | 수료증을 받고 |